투사부일체 관람 후기
두목과 스승님과 아버지는 하나다. 그것이 바로 두사부일체!


상당히 독특한 제목과 실제 상문고등학교 사태를 배경으로 해서 등장한 두사부일체.
당시 두사부일체는 초반의 개그, 중반의 현실의 어두운 측면 반영, 결말의 해피엔딩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한국형 코믹물이라는 비판을 받긴 했으나 꽤 한국의 사학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한다는 목적을 이룸과 동시에 '학교에 고딩으로 조폭 두목이 들어간다면?' 이라는 코믹한 소재를 잘 버무려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가문의 위기'와 같은 속편작들의 인기에 힘입어서 결국 태어났다.



두사부일체 2, 일명 '투사부일체'.


필자가 교직과 관련이 있다보니 두사부일체에서 보여준 '학교 비리를 학생 스스로 깨버리려 노력하는 모습'에서 상당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보니, 이 영화가 개봉한다고 해서 상당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볼까 말까 하게 만든....필자에게 2% 고민을 안겨준 부분은.... '가문의 위기'를 보면서 느낀 점인, '영화안내 TV 프로그램만 봐도 영화 내용의 재밌는 곳은 다 보게 된다' 라는 것, 그리고 인터넷에서 약간의 스포일러를 당했다는 점.

그래도, 학교 현장을 소재로 한 영화는 다 본다~ 주의, 그리고 언론사에서 항상 관객을 낚는 소재 중 하나인 '투사부일체 xxx만명 관객 돌파!' 소리에 '혹시나~ 설마...' 하는 생각이 들어서 결국 보러 가고 말았다.


(이 다음부터는 스포일러가 상당하니 영화를 관람하지 않은 사람은 읽지 않음이 좋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별 거 없다. 조폭 2인자가 교생으로 학교에 오고, 조폭 두목은 학교에 고등학생으로 다닌다. 그리고 교생은 잘 다니다가 결국 열 받아서 그냥 깨 부숴버리고 끝.

이런 스토리라면 왜 '학교'를 배경으로 한건지 궁금하다.



일단, 전체적인 내용 플롯이 빈약하다.

1. 한효주와 가까워지게 된 계기 부분이 매우 부족하다. 그냥 그네 옆에만 앉으면 친해지냐? 그러면 아예 이세상 여자들하고 작업하려면 그냥 그네 옆에 앉으면 되겠다? 교사에게 부정적인 피드백을 보이는 애들한테 최대한 좋은 이미지 박으려면 얼마나 고생을 해야 하는지 경험한 본인으로서는(물론 본인이 사람 다루는 기술이 없는 탓이 99%긴 할지도 모른다) 왜 정준호와 한효주가 그렇게 가까워지게 되었는지, 서로간의 갈등 부분이 없이 그냥 갑자기 '오빠~' 하는 분위기가 되어 버리니 이건 가히 '주인공의 횡포' 수준이라고밖에 볼 수밖에 없는듯.

2. 학교 현장을 비판하려는 모습은 좋은데 그곳에 나오는 이사장이나 담임교사의 수준은 지나칠정도로 단편화되어있다. 간단히 말해 '그냥 나쁜놈' 이고, 게다가 그런 '나쁜놈'도 '강한 나쁜놈' 이 아닌 '지나가는 악당 1' 수준의 찌질한 악당의 모습을 보여줬다. 학교를 지 멋대로 운영하고 싶으면 '공공의 적 2'에서의 정준호와 같이 부지런한 모습을 보이든지, 조폭이 학교에서 깽판을 쳤을 때 자신들이 확실히 우위에 서 있는 공권력 등으로 때려잡으려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해서 주인공이 어려운 현실에 도전해가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하는데 결국 주인공이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그냥 닥치고 꼬라박지호' 수준이었다.

3. 위기 - 절정 부분이 너무 약했다. 먼저 본인이 스포일러를 당한 한효주의 죽음의 경우, 사고 장면이 '슬프도록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여졌어야 하는데 차에 두 번 튕기는 장면은 죽음이라는 '조금은 숭고한(?)' 장면에서 웃음이 나오게 하는 부분이었다. 위기의 핵심이 한효주의 죽음이었는데 위기가 그렇게 약한 채로 진행되었으니 '아, 여기서부터 주인공과 학교간 갈등이 심해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질 않았다.
게다가 절정 부분인 격투 부분. 격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그냥 '나 때린 놈 좀 파묻어버려' 라는 식의 싸움이었는데 그 전까지 학교 문제에 대해 '문제의식이 있는지 없는지' 드러나지도 않는 학생들이 마지막에 대걸레 들고 나타나는 장면은 대체 이 싸움의 목적을 어따 두고 있는지 궁금할 정도였다. 대체 학교 문제 때문에 들고 일어난건지, 아니면 '주인공의 특권' 때문에 수많은 엑스트라들이 '주인공의 폭권'에 희생되었기 때문에 고등학교에서 화장터까지 대걸레 수십개를 들고 엑스트라 학생들이 돌격한건지 말이다.

(전작의 경우에는 공부하던 학생들을 대신해서 조폭들이 학교를 구하려 했으나 상대 조폭들에게 처절하게 얻어맞자 학생들이 교실을 나서서 조폭을 몰아냈다. 2편은 그와 같은 부분이 전혀 없다. 단지 그냥 싸운다. 그거로 끝이다.)


4. 주변 캐릭터가 너무 약했다. 이 부분은 '찌질한 악역'들과도 관련이 깊지만, 정준호를 돕는 교사들의 역할 부분이 완전히 삭제되다보니 정준호를 너무 띄운 것 같다. 학교 현실이 그렇다면 전창걸처럼 현실안주적인 비판교사가 있고, 열혈적 교사도 있고  - 1편의 여교사처럼 -, 학교에 빌붙는 3류 악역형도 있어야 할텐데 그런 교무실 내의 모습이 없다보니 그냥 '조폭 vs 이사회' 구조가 되어 버렸다. 게다가 학생들 중에서도 쌈질하는 애들 외에도 다른 학생들의 모습도 있어야 하는데 역시 이 부분도 지나치게 생략되어서 학생들의 생각 변화를 보여주는 역할을 할 사람이 없었다.

5. 왜? 정준호가 잡혀갈 때 그렇게 존경을 받게 되었는지 설명도 없다.
학생들과 정준호가 가까워지는 계기는 오직 두 번 나온다. 그냥 닥치고 체육수업이고, 그것 중에서도 일부는 체력단련이다. 그리고 하나는 한효주의 장례식장에서 이사장을 두들겨 팬 부분인데, 그 직후에 아이들의 입소문으로 '둘이 사귄다' 식의 이야기가 나오고 한효주의 사고 현장을 지켜본 아이가 '너네가 그 상황을 알아?(대사가 정확히 기억이 안남)'라고 울면서 외치는 것, 그것 정도로만 나온다. 그러고서 왜 아이들이 화장터까지 와서 대걸레 쌩쑈를 벌이는지, 왜 잡혀들어가는 정준호에게 종이비행기를 날리면서 잘 갔다오라고 하는지... 대체 그렇게 감정이 변화하게 된 근거가 뭔데?


6. 개그가 너무 뻔한 게 많았다. 그들이 예고편 등에서 늘상 광고하던 싸이월드 개그는 이미 3년 전부터 개그 프로그램에서 써먹은 것들이었지 않은가? 이런 식으로 개그들이 대체적으로 약하다는 느낌이 강했고, 개그들이 서로 연결되어서 웃음을 지속적으로 주기보다는 '개그 한 방 + 스토리 약간 진행 + 개그 한 방 + 스토리 진행' 식으로 이야기가 연결되는 느낌이랄까.



결국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남는 건, 2000원도 아깝다는 생각이다. 아마 이 영화의 성공 때문에 당분간 또 한국영화는 속편 제작에 열을 올리게 되겠지만, 다음에는 속편은 안 보는것을 목표로 하는게 본인의 정신건강에 나을 듯 싶다.



그리고 이 영화 제작사는 전여옥 대변인에게 감사패라도 지급하는게 좋을 듯 싶다.
한나라당의 지능적 안티(?)이신 '호드의 희망' 전여옥 대변인의 논평으로 인하여 '투사부일체'가 바람을 탔으니 말이다.

(오크 대변인의 논평이 검색이 안되어서 열린우리당의 반박논평의 주소를 링크합니다.)
http://blog.naver.com/yuram?Redirect=Log&logNo=120021489592





3줄요약

속편 ㅆㅂㄹㅁ
전여옥 ㅆㅂㄹㅁ
호드분들 욕해서 죄송해요~
by 마기스트 | 2006/02/01 13:13 | 마기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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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동글동글 at 2006/02/01 23:56
영화장면에는 차마 잡히지 않은 세세한 부분이 있는거다... 후치 네드발이 오크들의 추격을 받을때 수많은 전투씬과 협상씬은 결국 5줄로 끝나고 말았듯이...
Commented by 마기스트 at 2006/02/02 21:57
강민 // 수많은 전투씬과 협상씬이 5줄로 끝난 것이면 차라리 다행이지만, 여기서는 1줄도 안 나오니 문제라는 것이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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