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한국축구에 바라는 게 왜 그리 많은가?



(역시 관련없는 맨유스토리 짤방...-_-)
 


2006년의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비록 지난 2002년에는 4강 신화를 이룩하긴 했지만 그 이후 코엘류-본프레레-아드보카트 감독으로 이어져 가면서 혼란과 부조화 속에서 본선에 진출한 팀. 최초로 아시아를 벗어난 해외원정 경기에서 1승을 챙기는 데 성공한 대표팀.

(90년 대 벨기에전, 94년 대 볼리비아전, 98년 대 멕시코, 벨기에 전 등......1승을 노린 경기는 많았지만 이긴 적이 있었던가? 86년 월드컵부터 포함한다면 해외원정에서 이긴 경기는 무려 20년을 기다려서 얻은 결과물이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뭔가 신기한 반응이 많다. 토고전 마지막에 볼 돌리기를 했던 것에 대해 단체로 씹어대는 모습이나, 프랑스전에서 전반전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고 해서 '감독이 무개념'이라고 리플을 달아대는 모습. 모두 2002년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한국축구에 대한 평들.

그러면서 아드보카트 감독이 능력이 없음을 증명한다고 말하는 '유로 2004의 체코전' 과 같은 것.


뭐, 본인도 축구에 빠진 게 2002년 월드컵 때부터이긴 하니까 제대로 말할 수도 없겠지만, 지금과 같은 이 상황은 진짜로 이건~ 아니잖아~ 라고 할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먼저 중요한 것을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당신들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최고인 줄 알지만, 우리는 아시아 예선에서도 A조 2위로 올라간 팀이다... 1위가 당신들이 그토록 씹어대는 사우디 대표팀이고...--; 물론 예선 성적이 모든걸 말하진 않지만 우리나라가 무슨 브라질 마냥 만나는 팀을 족족 안드로메다로 보내는 S급 강팀은 아니라는 거다. 프랑스 전 전반전에서 그 모습이 드러나지 않았던가? 4-3-3 으로 중앙 미들을 두텁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의 김남일-이호-이을용 라인이 공을 잡으면 바로 프랑스 미들의 강력한 압박에 공을 내줄 만한 곳들을 모조리 막혀버리는 모습이 보였고, 토고전 때 보여준 이천수의 돌파 능력은 프랑스 윙백들의 수비능력에 막혀서 토고전때와 같은 파괴력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무턱대고 공격적인 플레이로 한다?

먼저 프랑스전부터 가정해 보자. '우리는 맘 먹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겠다' 라면서 4-4-2와 같이 공격수가 많고 미들을 조금 줄인 전술을 쓴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중앙에 3미들을 세워도 프랑스한테 밀렸는데 2명을 세우면 뭐 미들은 비에이라-마켈레레 옹한테 모조리 갖다 바치는 꼴밖에 안된다. 가뜩이나 요새 축구는 미들에서 공격수로의 볼 배급이 중요한 판인데(프랑스전 후반전에 박지성 시프트를 보며 이해가 갈 수 있다!) 미들을 갖다 바치고 공격을 한다? 그냥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버전 킥앤 러시 뻥축구를 시전하라고 말해라. 그리고 발려 버리면 '그래, 우린 공격적인 축구를 했으니까 깐따삐야 관광을 가도 좋다. 난 우리나라가 져도 명경기를 봤으니까 만족이다' 라면서 자기만족이나 해라.


토고전의 볼 돌리기에 대해서도 할 말은 많다.

후반전으로 이어지며 2:1로 앞서가는 상황. 토고는 미들에서 빠르게 공을 뺏어서 역습을 하기 위해 미들과 수비진에 인원을 최대한 두고 아데바요르 하나만 상대편 수비 쪽에 박아둔 상황이었다. 그런 강력한 밀집수비 상황에서 공격을 하겠다? 이건 아니다. 볼 돌리기는 물론 '시간끌기'가 가장 큰 이유이긴 하지만, 그 외에도 여러가지 목적이 있다. 볼돌리기를 하면 상대방의 똥줄이 더 탄다. 그렇기에 그 공을 뺏기 위해서라도 압박을 가하는 공간을 조금씩 위로 올리게 된다. 그러나 인원은 한정되어 있고 압박할 장소가 올라가면 수비 뒷공간도 그만큼 넓어지고 선수가 커버하는 공간도 커지게 되는데, 그 순간 공격수 앞으로 떨어지는 긴 패스 등으로 공격을 풀 수 있는 방법이다.

게다가 우리가 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괜히 상대방에게 미들에서 공을 헌납함으로서 상대의 공격기회를 만들어주십샤~ 할 이유가 있나? 그리고, 한국은 청대 같은 경우에도 몇번의 공 돌리기를 시전하였으나 상대의 압박에 공을 뺏겨 골 먹은 경우도 있다. 간단히 말해서, 이전 한국 국대는 '볼돌리기도 못하는 수준' 이라고 할 수도 있다는거다. 그런 사람들이 8년이 지나서 '볼돌리기를 할 수 있을 만큼 강해진 국대'가 되었는데, 그런 장점조차 욕으로 승화시키는 당신, 정말 대단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운빨 감독이다?

코엘류 감독 2년, 본프레레 감독 1년 반. 그리고 아드보카트 감독 8개월.
축구 명언 중에서 '공격을 만드는 건 선수지만 수비를 만드는 건 감독이다' 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수비의 경우에는 조직력이 중요하고, 바로 그 조직력을 만드는 것은 감독의 능력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4년동안 3명의 감독이 바뀐 상황에서, 게다가 맡은지 8개월밖에 안된 감독이 본프레레 시절과 다른 수비 조직력을 완성하는데 성공했다. 누구 말을 빌린다면 '떡실신한 팀을 맡아 이정도면 잘한거다' 라는게 아닌가? 히딩크처럼 K-리그를 포기하고 1년간 계속 합숙하면서 발을 맞춘 것도 아니고 FIFA 규정대로 발을 맞춘 건데도 이정도면.



아드보카트 감독의 실책, 유로 2004에 대해서

네덜란드 팬인 홍 모군이 죽어라 비판하는 부분 중 하나. 잘 나가던 로벤을 빼서 역전패했던 문제의 경기.
하지만 본인은 그때 로벤을 뺀 것에 대해 좋게 보고 있다. 네덜란드는 어쨌든 강팀이고,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그리고 유로 2004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경기를 치뤄야 하기에 핵심선수들의 체력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경기이다. (2002 월드컵 때 4강, 3,4위전때 한국 선수들의 체력소진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렇기에 굳이 한 선수를 혹사시켜서 다음경기 때까지 피해를 미치게 하기보다는 적당히 시프트를 가하는게 맞을 수도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결정은 '굳히기'였고, 굳히기를 위해 공격수를 빼고 미들을 넣는 전략은 맞다.
(굳히기가 안 좋다면 왜 세리에 A측은 단체로 굳히기 전략을 사랑할까? 그만큼 좋은 전략이니까 사랑받는 전략이지 않은가? 단지 굳히기를 뚫고 승리한 경기들이 대체로 명경기가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 2002년 한국 대 이탈리아 전 같은 -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단지 로벤 교체 이후 미들 장악을 노린 게 예상대로 돌지 않으면서 - 왼쪽 공격이 죽자 체코가 한숨돌리고 공격할 여유가 생겼고, 교체된 선수가 클로킹을 한게...--;; - 졌을 뿐이다.


귀찮아서 일단은 여기까지만 쓰고 다음에..
by 마기스트 | 2006/06/21 03:14 | 축구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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